천천히 눈을 감아
조금 낯선 공간 다른 풍경
수없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속
순간 마주치는 너
깨고 싶지 않은 꿈
나란히 마주보는 눈
평소와는 조금 달라 보이는 구름들
그 속을 유영하는 둘
놓치고 싶지 않은 손을
계속 잡고 걸어가
어디로 가는지 정해놓진 않았고
다만 계속해서 너의 걸음걸이
하나하나에 내 발걸음을 맞춘 다음
한 발씩 너를 뒤따라가
걷다보면 나오던 익숙한
카페에 마주보고 앉아
아무 말 없이 쳐다봐
쳐다만봐도 빠르게 흐르는 시간
근데 네 미소는 불안해 보여 뭔가
주춤거려 할 말이 있는 것처럼
입을 떼는 순간 눈앞이 흐려져버려
꿈에서 깨 너의 얼굴을 떠올려봐도
잡았던 손의 온기조차 기억이 안 나
작은 너의 손발이
여린 너의 미소가
마지막인 것처럼 멀어져 가는 너
작은 너의 손발이
흐린 너의 미소가
안녕이라 말하듯 멀어져 가는 너
다시 한번 꿈을 꿨을 때 넌
옆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고 난
그 모습을 한참 동안
바라보다 눈을 감아
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 속
네가 날 향해 웃고 있어
이번엔 가지 말라 소리쳐봐도
넌 아직 묘하게 불안한 얼굴로
내게서 멀어져 가고 있어
점점 더 흐려져 가고 있어
억지로 눈을 꼭 감아
감고 있으면 네가 다시 나타날까봐
까만색 어둠 그 사이에
빛이 났다가 사라져
너의 모습이었을까 눈물이 나
눈물이 마르는 사이
금세 또 흩어져버린
꿈속에서의 네 모습들 너의 표정에
난 느낄 수 있어
이게 널 가질 수 있는
마지막이었다는 걸
작은 너의 손발이
여린 너의 미소가
마지막인 것처럼 멀어져 가는 너
작은 너의 손발이
흐린 너의 미소가
안녕이라 말하듯 멀어져 가는 너
너의 손발이
너의 미소가
마지막처럼 멀어져 가는 너
너의 손발이
너의 미소가
안녕이라 말하듯 멀어져 가는 너
천천히 눈을 감아
조금 낯선 공간 다른 풍경